
K-뷰티를 움직이는 소비 트렌드: 픽셀라이프와 제로 클릭 시대의 전략
K-팝과 K-드라마와 더불어 한류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K-뷰티. 하지만 그 성공이 단지 문화 콘텐츠의 연장선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소비자 트렌드를 정교하게 반영하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온 전략적 힘이 그 배경에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26 화장품시장 이슈와 전망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서유현 연구위원의 인사이트를 통해 K-뷰티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K-뷰티의 설계자는 '소비자'였다
K-뷰티의 성장 배경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것은 ‘K-팝’, ‘K-드라마’ 같은 문화 콘텐츠인데, 서유현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이런 측면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K-뷰티를 설명하려면 소비자 트렌드에서부터 시작된 역기획의 힘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건강 지능이 높은 소비자’가 핵심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성의 스킨케어 소비액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은 단지 통계 수치를 넘어, K-뷰티의 정교한 소비자 기반을 설명해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한국 소비자는 데일리 루틴은 물론 주간-계절별 관리법까지 개인 화장 루틴을 체계화하며, 심지어 잠자는 시간까지 #morning shield와 같은 개념으로 피부를 관리합니다.
이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화장품 기업은 ‘성분 중심의 상담’이나 ‘개인 맞춤 스킨케어’를 제안하며 제품 접근 방식을 혁신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의 건강 중심 사고'라는 점이 명확해지는 순간입니다.

K-뷰티의 속도를 만든 ‘픽셀 단위 소비’
서유현 연구위원이 반복해 언급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픽셀라이프’입니다. 디지털 픽셀처럼 작고 빠르게 소비하며, 다양한 효용을 짧은 시간 안에 향유하는 경향을 뜻합니다.
그는 이를 "성분 덕후나 커스텀 덕후들이 만든 루틴 침투형 소비"라고 분석하며, 기업들이 그 흐름을 캐치해 대응력을 높였다고 설명합니다. 예컨대 제품 출시 주기를 3개월 단위로 단축하고, MD의 역량에 따라 빠르게 제품을 리브랜딩하거나 실시간 피드백을 반영한 재출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죠.
AI 기반의 성분 검토, 데이터 기반의 소비 분석, 시즌맞춤 제품 라인업 구성과 같은 방식도 이런 픽셀라이프 소비에 최적화된 전략입니다. 이는 단지 '빠르게 만든다'는 뜻이 아닌, ‘빠르게 바뀌는 소비자의 기대치에 정확히 맞춘다’는 전환력을 의미합니다.
사용자 대신 움직이는 트렌드: 제로 클릭의 등장
이전까지는 소비자가 제품을 찾아봐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제로 클릭(Zero Click)’은 소비자가 클릭하지 않아도, 시스템이나 플랫폼에서 먼저 제품과 정보를 제안하는 새로운 트렌드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이 흐름은 보다 능동적인 제안 구조를 요구합니다. 예컨대 사용자 행동을 분석해 자동으로 알맞은 제품을 추천하거나, 구매 이력에 따라 세부 루틴까지 제안 가능한 구조로 기술을 고도화하는 식입니다. 서 연구위원은 이를 "찰나에 소비하고 미련 없이 이동하는 사용자 흐름을 따라야 할 것"이라 설명합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이에 맞춰 제품 리뉴얼 및 기획에 AI를 적용 중입니다. 로드샵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과 퀵커머스(오늘드림 등), 숏폼 중심의 신유통 시장에서도 '제로 클릭 기반 소비 담론'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빠른 자가 이긴다'는 명제가 된 시대
과거에는 ‘좋은 제품’ 또는 ‘오랜 전통’이 브랜드 성패를 가른 시대였다면, 지금은 명백히 ‘속도의 시대’입니다. 서유현 연구위원은 "빠른 자가 이긴다는 것이 K-뷰티 시장에서 이미 정설처럼 작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팝업스토어의 활성화, 옴니채널을 통한 유통 무경계화, 리카오머스의 급부상은 기업이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캐치하고 곧장 제품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의미합니다. 틱톡을 비롯한 채널에서 뜨는 콘텐츠 타이밍을 놓치면,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그 가치는 반감되는 셈입니다.
또한 제품의 ‘스피드 재기획 가능성’도 중요합니다. 과거에 한 번 실패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신규 루틴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면 재구성하여 성공시키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글로벌 확산의 다음 무기는 AI와 콘텐츠 역량
K-뷰티는 단순한 제품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이자 라이프스타일 상징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실제로 독일의 '예쁘다(yepoda)', 핀란드의 'hwarang', 영국의 'pureseoul' 등 K-뷰티 영향을 받은 현지 브랜드의 등장은 도리어 외국이 한국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하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제는 제품 자체가 아닌, 소비 루틴에 대한 문화를 수출하는 시대입니다. 그리고 이 흐름의 핵심에는 AI 기술이 있습니다. AI는 단순히 성분을 분류하고 추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피부 환경과 선호 데이터를 독립적으로 학습하며 더 섬세하고 정교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가능성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서 연구위원은 "기업이 미디어 콘텐츠 대응력과 AI 기반 트렌드 센싱을 동시에 갖춰야 세계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리코스는 화장품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함께합니다. K-뷰티의 역동적인 발전 속에서 유리코스는 실용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통해 고객의 아름다움을 책임지고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