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안전성 2028년 규제 변화와 K뷰티의 핵심 기록 전략

“K-뷰티의 다음 시험대, 화장품 ‘안전성’과 준비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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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의 다음 시험대, 화장품 ‘안전성’과 준비된 ‘기록’

급변하는 K-뷰티 시장에서 혁신적인 효능과 아름다움을 넘어, 이제는 화장품 '안전성'이라는 근본적인 가치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가오는 2028년, 새로운 안전성 평가 제도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체계적인 데이터와 문서화된 기록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미래 시장에서의 성공을 판가름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화장품 안전성의 본질과 독성학의 역할

화장품 안전성 평가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다루기 위해 단국대 약학대학 김규봉 교수이자 인체위해성평가연구소 소장을 만났습니다. 김 교수는 성균관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영진약품 중앙연구소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품 인허가 및 안전성 평가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후 미국 조지아대에서 독성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단국대 약학대학 학장으로서 교육, 연구, 제도 자문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화장품 안전성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습니다.

"화장품 안전성은 문제가 생기기 전에 준비해야 합니다. 자료가 있으면 해법이 있지만, 자료가 없으면 곤란합니다. 안전성은 '선언'이 아니라 '증명 가능한 기록'입니다. 글로벌 시장으로 갈수록, AI가 문서를 읽고 판단하는 시대가 올수록 문서화의 무게는 커집니다. 사람들은 화장품에 '효과'를 기대합니다. 주름이 펴지고 피부가 좋아진다는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 독성학은 그 반대편에 섭니다. '이건 안 좋을 수 있다',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불편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이야기입니다."

김 교수는 자신이 독성학을 '재미없는 학문'이라고 표현하면서도, 화장품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습니다. 독성학은 '안전성'이라는 큰 틀 안에 포함되며, 알레르기, 불편감, 염증 같은 부작용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다만, 화장품 분야에서는 '독성'이나 '위해성'이라는 단어가 오해를 낳기 쉬워 현장에서는 '안전성'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합니다. 중요한 것은 용어가 아니라 그 용어가 가리키는 과학적 평가와 근거입니다. 독성학은 완벽한 안전을 보장하기보다는 합리적인 과학적 절차를 거쳐 평가하고, 그 과정을 문서로 남기며 시스템을 갖춘 상태에서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학문입니다.

과학적 데이터와 문서화 기반의 위해성 평가

독성학은 모든 물질을 잠재적 독성 물질로 보고, '얼마나', '어떤 조건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안전성 여부가 결정된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과도한 물이나 커피 섭취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듯, 화장품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자외선차단제처럼 사용량과 빈도가 달라지는 제품은 흡수량 변화로 인해 안전성 평가가 더욱 필수적입니다. 단순히 "이 성분은 안전합니다"라는 주장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특정 농도에서 성분의 피부 침투량, 간 독성, 생식 독성, 내분비계 영향 등 고유 독성의 종류를 구분하여 평가해야 합니다. 의약품이 질병 치료를 위해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는 것과 달리, 미용 목적인 화장품은 훨씬 더 엄격한 독성 허용 범위를 설정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화장품은 큰 문제가 없다고 인식되지만,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매일 쓰는 제품에서 단 한 명에게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 개인에게는 100%의 문제로 체감됩니다. 독성학은 이러한 개인적 불안과 전체 통계 간의 간극을 설명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마이크로니들, 나노 전달체와 같은 피부 침투 기술이 발전하면서 효능과 함께 안전성 문제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흡수율이 증가하는 전달 기술이 적용된 경우, 기업은 자체적으로 위해성 평가를 수행해야 하며, 이는 개별 기업만이 만들 수 있는 정보입니다. 과거에는 '이 물질은 문제가 있다'는 접근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써야 한다면 어디까지가 안전한가'를 묻는 위해성 평가로 변화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하루 사용량, 노출량, 안전 마진을 계산하여 수치로 이야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국 독성학적 위해성 평가는 실험과 수치를 통해 근거를 제시하고,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제품정보파일(PIF) 형태로 문서화하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합리적인 과학적 절차를 거쳐 평가했고, 그 근거를 갖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피부독성시험 및 OECD 대체시험법 활용

화장품의 피부 안전성 평가에서 핵심적으로 고려되는 항목은 피부 자극성, 피부 부식성, 피부 감작성, 광독성 및 광감작성입니다. 피부 자극성은 화학물질이 일시적으로 피부 표피를 손상하여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현상이며, 피부 부식성은 물질이 피부 조직을 깊이 손상시켜 비가역적으로 조직을 파괴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피부 감작성은 물질이 반복적으로 피부에 적용될 때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이며, 광독성 및 광감작성은 자외선과 함께 피부에 적용될 때 피부 손상 또는 면역 반응이 유발되는 현상입니다.

동물 실험 대신 인간 유래 3D 피부 모델을 활용하는 OECD TG(Test Guideline) 대체시험법이 대표적으로 사용됩니다. 피부 자극성 시험법으로는 OECD TG 439 In vitro 피부 자극 시험법(Reconstructed Human Epidermis, RHE 모델)이 있으며, EpiDerm, SkinEthic, EPISKIN 등의 인공피부가 활용됩니다. 피부 부식성 시험법은 OECD TG 431 In vitro 피부 부식성 시험(RHE 기반)이 대표적입니다. 피부 민감성 시험법에는 OECD TG 442C Direct Peptide Reactivity Assay(DPRA), OECD TG 442D KeratinoSens, OECD TG 442E Human Cell Line Activation Test(h-CLAT) 등이 있으며, 광독성 시험법으로는 OECD TG 432 3T3 Neutral Red Uptake(NRU) Phototoxicity Test가 주로 사용됩니다. 안 자극성 시험법으로는 소의 각막을 이용하는 OECD TG 437 Bovine Corneal Opacity and Permeability(BCOP) Test와 닭의 안구를 이용하는 OECD TG 438 Isolated Chicken Eye(ICE) 시험법이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 나노소재, 복합 제형의 안전성 관리

미세플라스틱과 나노소재는 단순한 화학물질이 아닌 물리적 입자라는 점에서 독성학적 접근이 달라집니다. 이들은 크기, 표면 특성, 응집성, 재질에 따라 위해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나노소재는 손상된 피부나 모낭을 통해 깊이 침투하거나 장기 사용 시 축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나노물질 표기 의무화, 미세플라스틱 사용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소비자 및 환경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미세플라스틱과 나노소재의 독성 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정의와 분류의 불명확성 때문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5mm 이하의 고체 고분자 물질로 정의되지만, 형태, 밀도, 생분해성 여부에 따라 유해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나노소재 역시 1-100nm 입자 크기를 기준으로 하지만, 실제 독성은 표면 특성, 응집성, 재질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입자성 물질은 물리적 위해성을 가지며, 나노소재는 세포 내 침투를 통해 세포 기능 방해, 산화 스트레스 유발 등의 세포독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국소 염증이나 피부 장벽 손상을 유도할 수 있으며, 첨가제의 용출이나 흡착된 외부 오염 물질에 의한 2차 독성도 문제가 됩니다.

복합 제형(에멀전, 리포좀, 나노에멀전 등)은 효능과 감각적 특성을 극대화하지만, 복잡한 물리화학적 구조와 상호작용으로 인해 기존 독성 평가 체계로는 안전성을 완전히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제형은 전달체의 크기, 구조, 표면 특성에 따라 생체 내 행동이 달라지므로, 예측 불가능한 독성 반응에 대한 평가와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현재는 완제 제품 단위의 안전성 평가 방식이 주로 채택되며, 최종 제품 전체의 물리화학적 특성과 생체 내 상호작용을 고려한 평가가 요구됩니다. 특히 유럽연합 화장품 규정(EC No. 1223/2009)은 제형의 구조적 특성과 전달 시스템의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품 안전성 보고서(CPSR)에 포함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추출물 원료, 부작용 대응 및 AI 활용

추출물 기반 원료는 구성 성분이 매우 복잡하여 안전성 평가가 상대적으로 어렵습니다. 추출물 내 주요 성분을 확인하고, 그 성분이 추출물 및 최종 제품에 얼마나 포함되는지 계산하여 각 성분별 위해성 평가를 진행해야 합니다. 전통적 사용 이력이 있는 원료라 할지라도, 현재의 사용 조건과 농도, 노출 양상을 고려한 과학적 안전성 평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화장품 사용 후 소비자로부터 부작용이나 불만이 접수되면, 독성학적 관점에서 해당 제품의 안전성 전반을 과학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부작용 사례에 대한 정밀한 정보(제품 정보, 사용 기간 및 빈도, 증상 유형, 노출 부위, 기타 사용 제품, 알레르기/피부 질환 병력 등)를 수집하여 독성학적 분석 기반 자료로 활용합니다. 이후 제조 배치 품질 및 물리화학적 특성(외관, pH, 점도, 색상, 보존제 함량, 유효성분 정량, 미생물 오염 등)을 확인하여 제조상의 문제가 원인일 수 있는지 분석합니다.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국내외 전문기관 평가 자료, 화학물질 등록 정보, 과학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하고, 필요시 QSAR 기반 예측이나 In vitro 독성시험을 병행하여 위해성 평가를 수행합니다.

AI는 안전성 평가의 예측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책임질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결국 실제 실험과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다만, 문헌 조사나 초기 구조 비교 단계에서는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핵심은 신뢰할 수 있는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2028년 규제 변화와 글로벌 시장 대응 전략

국내 대기업들은 화장품 안전성 평가 준비가 비교적 잘 되어 있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취약합니다. 제품이 잘 팔린 후에 안전성 자료가 없으면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2028년 이후에는 규모와 관계없이 최소한의 안전성 근거를 갖추는 것이 의무화될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성분 자체는 공개하지 않더라도 안전성 정보를 내부적으로 축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하여 대응하기 위함입니다. 수억, 수십억 매출을 기대하면서 수천만 원 수준의 안전성 평가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며, 이는 결국 마케팅에만 의존하는 유사 제품 시장으로 귀결될 위험이 있습니다. 모든 성분에 동일한 수준의 평가를 할 필요는 없으며, 핵심 성분 1-2개를 중심으로 평가한다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화장품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은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되며, 안전성 문제가 확인되면 사용이 제한되거나 허용 농도가 조정됩니다. 반면, 기업이 자체 개발한 독자적인 원료나 소재는 전적으로 기업의 책임입니다. 이 경우 기업은 자체적으로 안전성 자료를 확보하고 문서화해야 합니다. 의약품 분야와 달리 화장품 분야는 이러한 평가를 수행할 컨설팅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서 기본 성분들의 안전성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지만, 자사 개발 원료에 대한 데이터는 기업이 직접 마련해야 합니다.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특히 미국 시장과 같이 소송 리스크가 큰 곳에서는 안전성 평가 문서 없이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방어하기 어렵습니다. 2028년까지 시간이 남았다는 인식이 있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의 축적과 노출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제도 시행 이전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 영향은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국내 이슈로 끝날 수 있었던 문제들이 수출 확대로 인해 글로벌 문제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개별 제형에 대해 개별적으로 안전성 평가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문서로 갖추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나 국가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일반화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전문 인력 양성과 AI 활용의 미래

국내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전문 인력과 체계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몇몇 대학과 연구팀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안정적으로 맡길 수 있는 곳은 제한적입니다. 2028년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으며, 학부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축적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자격 제도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자격 부여는 곧 책임 부여이므로 단편적인 지식이나 형식적인 자격증만으로 평가를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유럽의 경우 화학이나 생물학 전공 석사 학위와 더불어 집중 교육 이수가 필수적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4년부터 '화장품 위해성 평가 선진화 사업'을 통해 제도를 보완해 왔습니다. 2028년은 화장품법이 2011-2013년 네거티브 규제 전환 이후 약 15년간 이어진 기업 자율 유예 기간이 끝나고, 기업의 안전성 자료 보유 및 문서화 요구가 더욱 명확해질 시점입니다. 2028년부터 기능성화장품을 시작으로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되며, 영세업체(연매출 10억 원 미만)는 2032년부터 적용됩니다. 이에 기업은 지금부터 세 가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첫째, 자사 제품 성분, 역할, 목적, 적용 농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둘째, 기존 문헌과 안전성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셋째, 필요하다면 위해성 평가를 통해 안전성 근거를 문서화해야 합니다. 2028년은 준비를 시작하는 시점이 아니라, 이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화장품 연구원들은 성분과 제형이 갖는 독성학적 위험과 안전성 평가의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화장품 안전성은 특정 전문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함께 고민해야 할 영역입니다. 연구원들은 전공과 담당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독성학적 내용을 완벽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특히 소재 중심의 연구를 진행할 때는 성분의 노출량, 침투 가능성, 장기 사용에 따른 안전성 문제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안전성 이슈를 연구의 필수 요소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안전성에 대한 이해는 연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의 신뢰도와 화장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마치며

화장품 산업에서 독성학은 완벽한 안전을 약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철저한 준비를 요구합니다. 합리적인 과학적 절차를 거쳐 제품을 평가하고, 그 과정을 문서로 남기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핵심입니다. 화장품 안전성은 이제 지속가능한 성장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며, 얼마나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제품을 만드는지가 중요해집니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안전성 자료를 구축하는 것, 그것이 독성학이 화장품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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